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3.1일절을 맞아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이상화 고택을 따라 가본다.
대구광역시 중구 국채보상로 139길 1에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대구 제일교회(http://blog.daum.net/ckfhd2847/214)와
계산동성당이 우뚝서서 마주보고 있다.
그 사이 계산동 성당옆을 지나다 보면 벽화와 함께
길위에 글이 새겨져 있다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비탄과 허무, 저항과 자조 사이를 방황하기도 하고,
때로는 힘이 넘치는 생동감을 보이기도 하는 이상화의 대표적 저항시다.
민족의 암담한 현실적 비애와 그러한 현실에서 오는 슬픔과 무기력을 자연 친화감과 민족적 정서의
충만한 표현을 통해 극복하려는 저항 의식을 볼 수 있는 시다(자료:다음)
시를 따라 이상화님의 고택을 둘러본다.
근대문화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대구의 옛골목 이상화 고택을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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