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가는이야기/삶의 향기

올레꾼 때문에 목이 쉬었던 개

jejuAngela 2011. 8. 12. 00:21

 

 

 

    

 

      ..올레꾼 때문에 목이 쉬었던 개

        

        →이글을 읽으면서 제주 사람도 아닌데  

                          제주에서 나고 자란 우리들 보다

                             제주에 대해 더 세심한 부분까지 글을쓴 이대흠님의

                                 글을 읽다 공감하는 부분의 많아 올레길에서 생길 수 있는

                                     일들을 애기 해보려고 한다.

 

                      

               

                      제주 올레길이 생기면서 많은 올레꾼들의 계절에 관계없이

                        제주올레길를 코스별로 걷는 분들의 많아졌다.

                          그러데 올레꾼들의 지나간 자리는 왜 그리 표가 나는지

                           조용한 시골길에도 각종 쓰레기들이 돌아 다닐때가 많다.

 

                                          

 

                      

                         전부 그런는 것은 아니지만 몇몇 양심을 버리고 다니시는 올레꾼들 때문에

                       올레길이 부담스러운 시골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목이 말라 마시던 물병 음료수병 각종 음식들을 먹고 난 다음

                   뒷정리 안하고 가시는 분들 때문이다.

 

                 조그마한 배려 ~ 아니 조그만 양심의 있다면 자기가 사용한 물건들은

               챙기고 갈줄 아는 그런 올레꾼들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며

             이대흠님의 쓴      

          올레꾼 때문에 목이 쉬었던 개 이야기를 소개 해봅니다.

 

     

           올레꾼 때문에 목이 쉬었던 개

 

 

      

 

       마을의 뒷산이 수월봉이고,

       그곳은 지형이 다른 곳에 비해 튀어나온 곳이라 코지라 합니다.

      코지는 경상도 방언에 곶에 해당되고,

      바다에 직접 노출된 곳이라 바람이 거세게 붑니다.

      그 수월봉에 기상대가 있고,

      올레 코스(12코스)의 하나가 기상대 옆으로 나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 길을 따라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수월봉에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입니다.

          내게는 내 나름대로 즐겨 가는 길이 있습니다.

          날마다 같은 길로 가지는 않지만,

          주로 바다가 보이는 길을 선택합니다.

      

 

     

      왼쪽에는 바다가 보이고, 밭에는 잔디가 심어진 길입니다.

      그 길로 오르면 수월봉의 지킴이 같은 말이 한 마리 있고,

      고산 기상대의 뒷문을 지키는 개가 한 마리 있습니다.

      그런데 지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기상대의 개가

      고생을 하게 되었습니다.사연은 이렇습니다.

  

      금년 들어 수월봉을 찾는 사람이 갑자기 많아졌습니다.

      올레 코스라고 지정을 한 후부터 부쩍 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정해진 길을 마치 순례를 하듯 걷습니다. 아니 일부 사람들은

     숙제를 하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2008년 초부터 늘기 시작한 배낭족들이 지금은 제주의 곳곳을 후비고 다닙니다.

      이른바 '올레꾼'이라 칭하는 이들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코스를 더 만들면서 수월봉도 올레길로 지도에 표시를

      해 두었습니다.기상대 옆쪽에는 그냥 잔디밭이었습니다.

 

      그런데 '올레길'을 만들면서 기상대 옆쪽 잔디밭을 올레길이라고

      지정해 놓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문제가 하나 생긴 것입니다.

      기상대 마당에 묶여 있는 개가 고생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전에는 기상대의 안이 빤히 보이는 곳에는 길이 없었는데,

      레길을 개발한다고, 난데없이 길이 나다 보니, 지나는 올레꾼들이

      많아진 것입니다.

 

      올레꾼들이야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마음껏 즐길 수 있어 좋은

      일이지만, 개의 눈에 보기에는 그들이 다 침입자인 것입니다.

      그런데 금년 봄에는 수월봉에 사는 말과 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새끼를 낳았습니다. 먼저 새끼를 낳은 것은 개였습니다.

      나는 그것을 한참 뒤에 알았습니다.

 

      거의 매일 산책을 하였던 터이라서 이따금 개 짖는 소리를

      듣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개 짖는 소리가 이상했습니다.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큰 소리로 짖던 개가 지쳐 버렸구나!'

     

                                                                  (사진 다음검색에서)

     

      그렇게만 여겼습니다.개가 짖기는 하는데, 목이 쉬어 있었습니다.

      쉬어도 아주 쉬어서 아예 짖는 소리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멍-' 하고 나서는 허엉, 허엉 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개는 소리도 나오지 않은 목으로 짖는 것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며칠을 그렇게 짖어 대는 개의 모습이 안쓰러웠습니다.

      '목이 저렇게 아프도록 지치지 않았을까? 이제는 익숙할 때도 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늘어난 올레꾼 때문에 개가 그리

      짖어서 목이 쉰 거라고만 여겼습니다.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래서 나는 되도록 개집에서 먼 길을

      돌아서 수월봉으로 올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무심코 바다가 보이는 길로 산책을 나갔다가, 다시

      그 개의 짖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가까이에서 듣지 않았다면,

      아마 개가 짖는지도 몰랐을 것입니다.

 

      개는 이제 멍- 하는 소리마저도 내지 못했습니다.

      다만 헝, 헝 하는 낮은 소리만 내었습니다.

      개 짖는 소리가 하도 짠해서 마음이 뭉클하였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먹고 개집 가까이 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개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까이 가도 짖기는커녕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나는 바람소리를 개 짖는 소리로 잘못 들은 줄 알았습니다.

      그러면서 개가 하도 짖으니, 시끄럽다고 다른 곳에 보내 버린 걸까

      하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고개를 기우뚱하며 개집 가까이 가보니,

      안에서 우워 우워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개는 그 안에 있었습니다. 한참을 가만 서 있었지만, 호기롭게 나와

      짖던 기세는 어디에 두고 안에서만 앓듯이 짖었습니다.

 

      무언가 겁에 질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

      더 있어 보았지만, 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내 쪽에서 지쳐 걸음을 옮겼습니다. 개집에서 10여 미터 떨어졌을 때였는데,

      개 짖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헝-, 헝-, 하더니,

      이어서는 목이 메어 후워우워 하였습니다.

 

      분명 짖는 소리이긴 했지만, 그것은 하소연에 가까웠습니다.

      뒤돌아보니, 개가 밖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땅개라고 부르기도 하였던 작은 종류의 개였습니다.

      지나치는 사람을 모른 체할 수가 없어서 목이 쉬어 버린 개.

      그  개를 한참 보고 있다가, 비로소 개가 짖었던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바닥에 닿을 듯 늘어난 젖통. 새끼들의 불꽃같은 햇입에 까맣게

      그을렸을 젖꼭지가 잘 익은 오디 같았습니다.

      나는 개집 안을 들여다볼까 하였다가 그만 두었습니다.

      사람의 눈에 띄게 되면 어미 개가 강아지를 물어 죽이는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달여가 지났을 때였습니다.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는 그 개를 볼 수 있었습니다.

      개는 사람을 경계하지도 않았고, 강아지와 함께 봄볕을 즐기는 것이었습니다.

      목청은 회복되었는지 몰라도 짖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강아지가 한 마리뿐이란 게 이상했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새끼가 여러 마리였는데, 한 마리만 살아남았다고 하였습니다.

 

      그 후 강아지는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그리고 여름이 지나자 어미 개보다 더 커졌습니다.

      어미 개가 자신보다 훨씬 큰 개를 만나 사랑을 나누었으리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이 같습니다. 개들은 대개 수컷이 더 크고

      힘이 셀 때 교미가 가능합니다.

 

      그렇게 어미 개와 새끼는 수월봉 일대를 제집 삼아 돌아다녔습니다.

      낯선 사람이 와도 짖지 않은 것은 물론입니다.

      하지만 우리 눈에는 새끼 개가 더 크게 보여도 여전히 어미 개의

      눈에는 새끼가 작아 보이고, 역으로 새끼 개의 눈에는 어미 개가

      커 보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어미와 새끼의 관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늙은 부모가 조금 덜 늙은 자식 걱정을 하듯이 말입니다.

 

 

           이대흠1967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1994년 《창작과 비평》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 현대시동인상, 애지문학상을 수상했다.

              시힘' 동인으로 활동 중이며 시, 소설, 에세이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