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가는이야기/삶의 향기

폐지와 친구가 된 시아버지

jejuAngela 2011. 11. 30. 06:00

 

 

 

 

 

 

폐지와 친구가 된 시아버지

 

 

 

 

 

일요일 오후

오랜만에 시댁에 들렸다.

 

시댁에 가보니 시아버님은

방에 안계셔서 어디를 가셨나 하고

둘러 보는데 텃밭에서 무엇인가 열심히 하고 계셨다.

 

 

 

 

뭐하시나  가보니

손수레를 고치고 계셨다.

 

 

손수레는 어디에서 나고

손수레 고치고 무엇을 하시려고 여쭤더니 웃기만 하신다.

 

그 때 시어머니께서 손짓하신다.

 

시어머니 하시는 말씀

그 손수레 고치고 폐지를 주우실거라고 하신다.

 

 

무슨 말씀이냐고 좀 화난 목소리로

여쭙다가 저 쪽에 계신 시아버님을 보는 순간

아무 말도 못하고 멍 하니 쳐다만 봤다.

 

 

 

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어지만,

 

며칠 안뵌 사이

건강이 좋아지신 것도 같다. 

 

 

 

다른때 같으면,

시댁에 들어와서 보는 모습은 항상 구들장에 힘없이 앉으셨셔

동양화를  주~욱 펴놓고 감상을 하시는 모습이였는데,

 

 

 

 

오늘은 어느때와는 달리 얼굴에

생기도 넘치시고 뭔지 모르겠지만 더 젋으신것 같기도 하고,

얼굴 피부도 좋아지신것 같다.

 

 

 

 

울 시아버님 연세가 올해로 88세다,

 

 

시 아버지라고 부르는 동안

두번의 수술과 최근에는 적립선암 진단을 받으시고,

거기다가 몸이 많이 불어 걱정이였는데

 

오늘 보니 몸무게도 많이

빠지신것 같고, 활력이 넘치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나이에 비해 

 젋으시다고는 생각 해왔지만, 몸무게도 빠지고 해서 그런지 

더 건강하고 젊어 지신것 같다.

 

저 연세에 할일없이

구들장에 앉아 동양화 놀이를 하면서

운동도 안하시고 건강도 안 좋아지시는 것 보다는

 

 

  폐지를 줍드라도 걸어 다니시고, 걸어 다니시므로써 건강도 좋아 지시고 무엇인가 할 일이 있어

 행복 해 하시는

 

시아버지를 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말

 

 

조심해서 다니시고

운동한다 생각 하시고,  살살 다니시면서 하세요.

비오거나 바람 부는 날은 다니지 마시고요.

 

 

 

이런 말을 하는 나에게

울 신랑 버럭 화를 내면서 무슨 소릴 하냐고 하지만,

 

 

잘 생각 해보라고,

다른 사람 이목 생각 하지말고

아버님을 위해서 무엇이 좋은지를~

............................

 

 

 한참 이야기를 듣던 울 신랑 ,

 

한 숨을 쉬면서 아무 말도 안 하더니

손수레를 고치시는 시아버지에게로 가서

손수레를 같이 고친다.

 

 

 

남들은 자식들도 있고

 저 나이에 무슨 주책이냐고 웃을 수도 있겠지만

할 일 없이 가만히 앉아

 

 

동양화나 만지시고 누워 있는 것 보다

차라리 나가서 바람도 쏘이고

걸어 다닐 수 있을 때 걸어 다니시면서 할 수 있는 일 하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폐지 한 묶음

 

 

 

한 묶음 모아서

손수레를 끌고 다니실 아버님을

생각 하면 가슴 아프지만,

 

 

할 일 없이 누워 계신 아버님보다는

                                                                                                         

  일 하시면서 아버님 건강도 되찾으시고 용돈도 손수 버시고

아버님 사시는 날까지 건강하게 사시길 바라는 마음에

 이 글을 써 봅니다.